고객센터

 

둔전역 에피트·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등 일부 미달
인근 단지 대비 높은 분양가 원인으로 꼽혀
전문가들 “최근 분양시장은 호재보다 분양가”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수혜가 예상됐던 경기 용인시 신규 분양 아파트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호재가 반영된 것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가 책정됐거나 주변 인프라를 아직 갖추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 투시도. /HL디앤아이한라

'용인 둔전역 에피트' 투시도. /HL디앤아이한라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1009가구 모집에 1637건이 접수되며 일부 타입 미달이 발생했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에서도 미달이 있었다. 해당 단지는 다음달 5일부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용인푸르지오원클러스터 역시 지난 8월 총 3724가구 중 1단계로 분양에 나선 1259가구 1, 2순위 청약에서 1552건이 접수되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해당 단지들은 해당지역 청약자보다 기타지역 청약자가 많아 실제 계약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청약경쟁률이 6대 1이 넘을 경우 계약률 50%를 기대하는 사례를 놓고 보면 청약 성적 자체가 저조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실수요자라고 보기 어려운 해당지역 이외의 청약자 비중이 클수록 향후 미계약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주변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한 호재를 지나치게 고평가에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둔전역 에피트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최고 4억8800만원이다. 인근 단지인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지난 1월 입주)의 같은 평형 분양가는 3억8800만원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 전용 84㎡ 지난달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의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5억9000만원 선이었다. 인근 지역 개발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직접 비교할 만한 단지가 없다. 다만 용인 처인구 내에서 괜찮은 입지로 꼽히는 에버라인 역세권 부근도 5~6억원대 분양가로 공급했는데 고전한 것을 감안하면 높은 분양가가 책정됐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호재가 이미 전부터 반영됐기도 하고 최근 분양시장 트렌드가 호재보가 분양가가 중요하다. 호재가 없어도 분양가가 저렴하면 수요가 몰린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를 뛰어넘는 고분양가 책정으로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용인 내에서도 기흥, 수지 등은 선호도가 높지만, 최근 분양한 둔전역 에피트,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등이 위치한 처인구는 용인에서도 외곽지역으로 선호도가 떨어진다”며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가 자리를 잡더라도 고분양가로 분양하면 흥행에 성공하길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삼성전자 등이 고전하면서 이른바 반세권(반도체 클러스터+세권)도 무조건 잘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동탄은 반도체 클러스터 외에도 테크노밸리도 있고, 정주여건이 용인보다 좋아 추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용인은 분양가가 높으면 큰 수혜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출처: 조선비즈